postype단편루스매브룻맵🐔🐺

19: 22 Years Too Young

Published on March 5, 2026 by acorn_field

[루스매브 앤솔로지 Time After Time 수록] 22 Years Too Young


 

 

2023년도 루스매브 온리전 에서 발간되었던 루스매브 앤솔로지 Time After Time에 수록되었던 3658 미라클 미션 이후의 룻맵 입니다! 사실 원본 파일을 잃어버린 관계로... 임시로 써놨던 내용 + 앤솔에 수록된 내용으로 조금 다듬어 봤습니다. 

 

엄청나게 늦었지만😅 얼마 전에 앤솔 다시 읽고 벅차올랐다가... 2년 지났으면 공유해도 되겠지...? 싶은 마음에 공유해봅니다 🥰 

재미있게 읽어주시길 🤗💝

 

 

 

 


"That was fast." (금방 나오셨네요.)

밝지 않은 표정으로 하드텍에서 나오는 매버릭을 발견한 루스터가 거의 불을 붙이려던 담배를 대충 뒷주머니로 쑤셔 넣고 민망하게 웃어 보였다. 고개를 끄덕이는 매버릭은 조금 굳은 미소를 하고 있었다. 애비에이터를 얼굴에서 끌어내린 루스터는 그에게 다가가며 걱정스레 표정을 살폈다.

"Is everything okay? Is Penny not here?" (괜찮아요? 페니 여기 없데요?)

"Jimmy says she’s on a boat trip with Amelia." (지미 말로는 아멜리아랑 보트 여행을 갔다고 하네.)

억지로 웃어 보이는 매버릭의 표정에서 아쉬움을 읽은 루스터가 더 묻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외로운 사람들끼리 뭉치죠. 루스터가 장난스럽게 매버릭을 어깨로 밀며 애비에이터를 콧잔등에 얹었다. 루스터의 친근한 미소에 매버릭의 눈매가 편안하게 풀어져 내렸다. 넌 22년은 어려, 키드. 길쭉하게 미소 지은 매버릭이 루스터의 가슴을 가볍게 치자 루스터가 소리 내 하하 웃었다. 매브가 20년 늦은 건 아니고? 자신의 도발에 열받은 얼굴로 미소를 짓는 매버릭 시선을 알아차린 루스터가 키득거렸다. 장난스레 올라온 매버릭의 주먹을 피한 루스터는 이내 빠르게 운전석에 올라탔다.

"It's a race, then." (레이스네요, 그러면.)

내려간 차창 너머로 팔꿈치를 건 루스터가 도발하듯 엔진을 으르렁대며 가와사키에 오르는 매버릭에게 입꼬리를 올려 보였다. 그 사이 애비에이터를 고쳐 쓰고 비슷하게 입꼬리를 올린 매버릭이 루스터와 시선을 마주하며 킥 스탠드를 차올렸다. 이제야 매버릭 답네. 조금 웃으며 생각한 루스터가 예고 없이 기어를 바꿔 타이어 소리를 내지르며 바닷가 모래에 조금 미끄러진 후 주차장을 빠르게 벗어났다. 머지않아 멋들어진 엔진소리를 내며 멀리서 나타난 가와사키를 백미러로 응시한 루스터가 소리 내 하하 웃으며 창밖으로 엄지손가락을 올려 보였다. 

빠르게 가까워지는 가와사키에서 시선을 뗀 루스터가 기어를 변경하고 다시 가속 페달을 바닥에 눌러 내렸다. 어울리지 않게 혹사당한 엔진이 최선을 다해 차체를 움직였으나, 예상대로 매버릭의 가와사키가 바람같이 브롱코를 제치고 지나갔다. 얼굴 가득 미소를 올린 루스터는 이에 여의찮은 채, 앞으로 그와 보낼 며칠을 기대하며 세상에서 가장 빠른 남자의 바이크를 뒤쫓았다.

 


"How about a copilot driving back to the East Coast?" (동부로 돌아갈떄 부조종사랑 같이 가는건 어때?)

엔진오일 필터를 바꾸고 브롱코 아래에서 빠져나온 루스터는 조금 상기된 채 자신을 바라보는 매버릭과 시선을 마주했다. 엔진오일이 잔뜩 묻은 실리콘 장갑을 벗어 쓰레기통으로 던지며 그가 들고 있던 시원한 생수통을 건네받은 루스터는 짧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물통을 비웠다.

"You've got some oil on your arm, kid." (팔에 오일 묻었다, 키드.)

"Thanks, Mav." (고마워요, 매브.)

루스터의 옆에 쪼그려 앉은 매버릭이 들고 있던 샵 타월로 팔 위에 튄 엔진오일을 닦아주자 루스터가 감사 인사를 전했다. 빈 플라스틱 물통도 쓰레기통으로 대충 던져 넣고선 티셔츠를 올려 물에 젖은 콧수염을 닦아내는 루스터를 흐뭇하게 바라보던 매버릭이 눈썹을 올리며 무언으로 대답을 재촉했다. 

"Are you sure, Mav? It's a long-ass drive. My sweetheart isn't as exciting as your bikes." (진짜 괜찮겠어요, 매브? 진짜 오래 걸려요. 우리 예쁜이는 매브 바이크처럼 운전하는게 재미있지도 않을테고.)

몸을 올리는 매버릭의 손을 잡고 훌쩍 일어선 루스터가 난감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루스터가 익숙한 동작으로 후드를 열고 엔진오일을 채워 넣는 와중에 자신의 바이크들을 둘러본 매버릭은 작게 미소 지으며 어깨를 으쓱했다.

"It really doesn't matter. Didn't you say you'll be cutting it close? It would be faster if I can help." (그건 상관 없어. 복귀 날짜 간당간당하다며? 둘이서 운전하면 빨리 가겠지.)

"Only if I leave on Friday." (금요일에 출발하면 그렇긴 하죠.)

빈 엔진오일 통을 바닥에 내려놓은 루스터는 엔진오일 수치를 점검하면서 잠시 상념에 빠졌다.

 

연말에 필연적으로 부족한 근무 인력 때문에 부대 밖에서 딱히 반기는 이가 없던 루스터는 매년 연말 휴가를 반납하곤 했는데, 그건 이번 연도도 다르지 않았다. 이주 뒤면 추수감사절이었고, 루스터의 복귀 날짜는 그 이전이었다. 

이제 와서 연말 휴가를 내기에는 늦었을 거라는 말에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던 매버릭의 눈매가 루스터를 미안하게 만들었다. 미안해요, 매브. 내년에는... 연말 휴가에 관해서 묻는 매버릭에게 눈꼬리를 잔뜩 내린 루스터는 미안함과 아쉬움이 가득 담긴 미소를 건넸었다.

정작 죽을 만큼 미안한 건 매버릭 본인이었으나, 결국 매버릭은 자신이 미안하다는 말도 꺼내지 못한 채 비죽 솟으려는 눈물을 삼켜야 했다. 그래, 내년에는. 루스터의 어깨를 쥐었다 놔준 매버릭은 조금 고개만 끄덕였었다.

 

"I mean... I wanted to stay longer to spend some more time with you, Mav. If you were to join me on the road, we could leave earlier and avoid long drive shifts. Maybe this evening. What do you think?" (그러니까... 저는 매브랑 같이 시간을 더 보내고 싶어서 조금 더 있다가 가려고 한거거든요. 같이 운전할거면 한번에 무리하게 운전할 필요가 없게 일찍 출발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오늘 저녁이라거나. 어떻게 생각해요?)

후드를 닫고 가볍게 차체에 기대 선 루스터가 기대감이 가득 담긴 표정으로 매버릭을 향해 몸을 돌렸다. 오늘 저녁? 약간 난처한 미소를 지은 매버릭이 턱을 문지르며 잠시 생각했다. 

"Let's do it, kid. It'll be a lot of fun." (그러자, 키드. 재미있겠다.)

금새 장난스럽게 웃은 매버릭은 루스터의 팔을 친근하게 툭 치며 동의했다. 

"But you'll need to help me finish tightening up couple more bolts on the engine and put the panel back up on my sweetheart before we head out. Shouldn't take too long, though" (그대신 출발하기 전에 우리 예쁜이 엔진 볼트 몇개 더 조이고 패널 다시 조립하는 것좀 도와줘. 오래 걸리진 않을거야.)

"Yeah, I know which bolts you are talking about. Let's get it done! I think we could get it all finished before lunch." (어떤 볼트 말씀하시는지 알아요. 해치우죠! 점심 전에는 다 끝낼 수 있을 것 같아요.)

씩 웃은 루스터도 매버릭의 등을 두들기고는 고개를 끄덕인 매버릭과 함께 후드가 열린 머스탱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Penny?" (페니?)

마지막 패널을 고정하는 볼트를 두 개쯤 넣었을 때, 매버릭이 예상하지 못한 이름을 불렀다. 몸을 숙여 기체 아래로 보이는 페니를 알아차린 루스터는 친근하게 손을 흔들어 보였다. 반가운 표정으로 손을 흔들어 인사를 보내는 그녀에게 다가가는 매버릭의 뒷모습이 시야에 들어오자 루스터의 얼굴에서 미소가 조금 사라졌다. 이내 시선을 돌린 그는 머스탱 주변에 흩어진 도구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트레일러에 기대 선 루스터는 조용히 격납고 문 너머에서 재회의 포옹을 하는 매버릭과 페니를 바라보고 있었다. 어느새 격납고 안에 들어와 매버릭의 바이크들을 구경하던 아멜리아가 그의 곁으로 걸음을 옮기자 루스터가 시선을 내렸다.

"Hey, kiddo." (안녕 꼬마야.)

"Amelia." (아멜리아에요.)

"Bradley. You can call me Rooster." (브래들리. 루스터라고 불러.)

눈높이에 맞게 몸을 조금 낮춘 루스터는 편안한 미소를 지으며 아멜리아가 건넨 악수를 받았다. 루스터의 콜사인을 들은 아멜리아가 장난스럽게 의심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

"Fighter pilot?" (전투기 조종사에요?)

"Yes, yes I am. Just like Mav." (그래, 맞아. 매브처럼.)

"Hmm." (흠.)

루스터가 작게 웃으며 대답하자 아멜리아도 이내 비슷하게 미소 지었다. 루스터의 옆으로 몸을 옮겨 트레일러에 기대 선 아멜리아는 자신의 엄마와 피트가 이야기 하는 모습을 응시했다.

"Between you and me, my mom's not really sure about Pete still." (우리끼리니까 하는 말인데, 우리 엄마는 아직 피트에 대해서 확실하시진 않으세요.)

"I'm sure she will soon." (금새 마음 정하실거야.)

옅게 붉은 기가 돌기 시작하는 늦은 낮의 햇살이 아름답게 내려앉은 매버릭의 얼굴에는 부드러운 미소가 가득했다. 아프게 퍼덕이는 심장에도 루스터는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미소를 지울 수 없었다.

"Everyone loves Mav." (모두 매브를 사랑하거든.)

 


매버릭이 제대로 자리를 잡고 가족을 가진다면, 극적인 귀환 이후 자신도 모르게 마음 한가운데 자리 잡은 불편한 사랑의 모양새가 둥글게 변할지도 모른다고 루스터는 스스로 다독이며 위스키를 조금 더 밀어 넣었다. 뜨겁게 식도를 타고 내려가는 위스키가 아려오는 마음을 위로하듯 쓸어주며 지나가자 작게 한숨이 흘러나왔다. 

어느 누구와 지내더라도 매버릭이 자신과 연락은 끊지 않을 거라는 믿음만으로도 루스터는 충분하다고 생각하고 싶었다. 피트 본인 아버지의 죽음을 시작으로 가족같이 가까웠던 이들과의 이른 이별을 너무나도 많이 맞이한 그의 인생이 웃음소리 가득한 행복한 가정으로 귀결되어 그것으로 피트 미첼이 한명의 사람으로서 행복하다면… 루스터는 더 바랄 것이 없어야 했다. 

페니와 이야기를 나누며 아름답게 빛나는 미소를 걸고 있던 매버릭을 떠올리자 심장이 또 다시 아프게도 덜컥였다. 매버릭에게 필요 없을 자신의 뜨거운 마음 한구석을 다시 한번 잘게 잘라낸 루스터는 심장을 찔러대는 흉통을 위스키의 열기로 씻어내렸다. 

어느 누구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그를 방문하고 그가 원하는 만큼 친한 부자 같은 시간을 같이 보내는 인생이라면, 매버릭을 그리워하던 그 마음마저 부정하며 고통스럽게 버텨온 삶에는 비교가 되지 않게 꽤 괜찮은 인생이 아닌가. 루스터는 아파지는 관자놀이를 누르며 자조했다. 아무리 독한 술을 넘겨도 씻겨 내려가지 않는, 자신도 매버릭도 원하지 않는 끈적한 욕심이 그의 기분을 심연으로 잡아끌었다. 

뱃속을 뜨겁게 데우는 위스키의 기운으로 꽃피우지도 못한 실연의 고통이 조금 무뎌지는 것 같았다. 얼마 남지 않은 잔을 한 번에 비운 루스터는 지폐 몇 장을 바 위에 올려놓은 채 건물 밖으로 향했다. 

 

바에서 모텔까지는 그리 멀지 않았으나 조금은 쌀쌀한 기운이 금세 루스터의 술기운을 조금 몰아냈다. 사막의 밤이 늘 그렇다는 사실을 매버릭과 지내며 깨달았다는 자각에 괜히 심장이 미어졌다. 젠장. 힘을 준 잇새로 욕을 짓이긴 루스터는 발에 채는 돌멩이를 걷어차며 느릿하게 걸음을 옮겼다. 모텔 근처의 주유소에서 다 떨어진 담배를 사 갈 생각을 하며 바닥에 시선을 고정한 채 모텔로 향하던 루스터는 자신의 시선 앞으로 걸어들어와 길을 막아선 부츠를 잠시 멍청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 Mav?" (... 매브?)

조금 올라간 루스터의 시선에 팔짱을 낀 채 화가 단단히 난 미소를 짓고 자신을 바라보는 매버릭이 들어왔다. 

"It took me the whole day to find you, kid." (찾는데 하루 종일 걸렸네, 키드.)

"What are you doing here? Didn’t Amelia give you my note?" (여기서 뭐하시는 거에요? 아멜리아가 제가 쓴 메모 주지 않았어요?)

매버릭이 페니와 비행을 하는 사이, 매버릭과의 짧은 며칠 간의 추억이 담긴 곳에서 도망치듯 빠져나왔던 자신의 모습을 떠올린 루스터가 당황한 목소리로 물었다. 그런 와중에도 어둑한 가로등 빛에 보이는 매버릭은 몽환적으로 아름다워 보였다. 목덜미를 기어 오른 술기운이 이성을 조금 밀어내자 숨기지 못한 반가운 미소가 피어났다. 꿈인가? 주변을 돌아본 루스터가 조금 휘청였다. 

"Are you wasted already? How long have you been drinking?" (벌써 취한거야? 얼마나 오랫동안 마신거야?)

"Uh, since I got here. What time is it, 10? Where’s my phone?" (어, 여기 도착하고 나서부터요. 지금 몇시죠, 10시? 핸드폰은 어딨지?)

구겨진 미간으로 손목시계를 확인하고는 느릿한 손놀림으로 자신의 주머니를 뒤지던 루스터는 그제야 모텔에 도착한 직후 습관적으로 핸드폰을 충전기에 꽂아놓은 채 상념에 빠져 그대로 술집으로 향했던걸 떠올렸다.

"Shit, did you call me? Sorry, uh... are you mad at me?" (이런, 전화 하셨어요? 죄송해요, 어... 화나셨어요?)

붉게 달아오른 뺨을 올려 미안함과 반가움이 뒤섞인 미소를 건 루스터가 축축해진 손바닥으로 청바지의 뒷주머니를 만지작만지작 거리며 매버릭의 표정을 살폈다. 눈매가 잔뜩 내려가 자신을 응시하는 브래들리의 사랑스러운 표정에 금세 마음이 약해진 매버릭은 허리에 손을 올린 채 긴장을 조금 풀고 한숨을 푹 내뱉었다. 구겨졌던 미간을 편 그는 피곤한 시선에 진심을 담아 브래들리를 응시했다.

"Bradley, you drove away without saying a word to me. I was worried." (브래들리, 나한테는 한마디도 안하고 가버렸잖아. 걱정했지.)

많이 취한 듯 보이는 브래들리가 걱정된 매버릭이 조금씩 가까워지자 당황한 브래들리가 그에게서 반걸음씩 물러났다. 

"Did you read Amelia, uh shit, I mean, my note, did you read it?" (읽으셨어요, 아멜리아, 어... 젠장, 제말은, 제 메모, 읽으셨어요?)

가빠지는 심박을 타고 급히 차오르는 술기운에 말을 더듬어대는 브래들리가 조금씩 휘청이면서도 자꾸만 자신에게서 멀어지는 모습에 오기가 생긴 매버릭이 눈썹을 올렸다.

"Lieutenant." (대위.)

"Sir." (대령님.)

그 자리에 정자세로 선 채 불안한 시선으로 마른침을 삼킨 루스터는 더 이상 술기운이 오르지 않기만을 기도했다. 어질거리는 머리를 최대한 진정시키려 심호흡을 한 그는 긴장해 흔들리는 시선으로 매버릭을 마주했다. 가로등 불빛에 뚜렷하게 드러나는 매버릭의 이목구비에서 시선을 떼지 못한 루스터는 불안함에 입술을 축였다.

"Is this a joke to you?" (지금 장난하나?)

"No, sir." (아닙니다.)

긴장한 루스터를 살펴본 매버릭이 진지한 표정으로 시선을 마주했다.

"Then talk to me face to face, Rooster. Why did you leave without me?" (그러면 내 얼굴 보면서 이야기해, 루스터. 왜 혼자서 가버린거야?)

"I, I thought…" (그, 그게...)

루스터가 다시 한번 마른침을 삼켰다. 짧은 시간 동안 멋들어진 변명이라고 생각해보려 했으나 느릿한 머릿속은 도움이 되질 않았다. 결국 한숨을 흘린 루스터가 입을 열었다.

"I thought… that would be better for you, Mav." (그게... 매브한테 더 좋을거라고 생각했어요.)

몇시간동안 독한 술로 내려 누르던 감정이 다시 목까지 치고 올랐다. 그의 앞에서 추한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 루스터는 축축해지는 시선을 돌려야 했다. 예상하지 못한 루스터의 답변에 당황한 매버릭의 눈매가 둥글게 커졌다.

"It‘s better for you to spend time with Penny and Amelia than... stuck in the slow truck with me for several days." (페니와 아멜리아랑 시간을 보내시는 편이... 며칠동안 저랑 느려터진 트럭에 갇혀 있는 것보다 나아요.)

"Bradley." (브래들리.)

자신의 팔을 조심히 매만지는 매버릭의 온기에 루스터는 그와 시선을 마주했다.

"I don’t know why you would have thought so. You are the most important person in my life, kid. Of course I would prefer spend time with you than anyone else."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 모르겠네. 내 인생에서 제일 중요한 사람은 너야, 키드. 나야 당연히 다른 사람이 아니라 너랑 시간을 보내고 싶지)

"No, Mav, come on." (아뇨, 매브, 제발요.)

몇 시간 동안 간신히 눌러 담은 끈적한 감정이 피부에 닿는 그의 온기와 진심 어린 목소리에 다시 심장 안쪽으로 기어올라 날뛰기 시작했다. 한숨을 깊게 뱉어낸 루스터는 다시 고개를 돌렸다. 매버릭의 애정에 매달리고 싶은 진심을 삼켜낸 루스터는 떨리는 손을 진정시키려 노력하며 얼굴을 쓸어내렸다.

"I’m 36 now. I’m not a kid anymore. I won’t cry because you’ve got a girlfriend." (저 36살이에요. 꼬맹이가 아니라구요. 당신이 여자친구가 생겼다고 질질 짜거나 하지 않아요.)

어릴적 기억을 꺼내며 애써 장난스럽게 말한 루스터가 어색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자신의 팔 위에 올라온 매버릭의 손을 조심히 떼어낸 그는 매버릭에게서 반걸음 떨어졌다. 

"Look, Mav. I appreciate that you care about me. I really do. But..." (봐요, 매브. 걱정해 주시는건 감사하게 생각해요. 진심으로요. 그치만...)

슬픈 감정들과 같이 목에 걸린 말들은 쉽게 나오질 않았다. 조용히 자신을 응시하는 매버릭을 바라보던 루스터의 눈매가 내려갔다.

"A Wife, a kid, a nice backyard looking over the ocean. That’s what you need. Not some grown-ass man you think like a son." (아내, 자식, 바다가 보이는 뒷마당. 이런게 필요하시다구요. 당신이 자식처럼 생각하는 다 큰 남자가 아니라.)

술기운을 빌려 심장을 찔러대는 말들을 겨우 뱉어낸 루스터는 조금 젖은 날숨을 흘리며 고개를 저었다. 더 이상 눌러 담기 힘든 감정의 고통을 참지 못한 눈물들이 제멋대로 솟아올랐다. 축축해진 눈가를 빠르게 훔쳐낸 루스터는 매버릭에게서 조금 더 떨어져 가로등 불빛이 닿지 않는 어둠 속으로 얼굴을 숨겼다.

"I’m glad I didn’t drive too far. You should head back, Mav. It’s getting late." (너무 멀리는 운전하지 않아서 다행이네요. 돌아가세요, 매브. 시간도 늦었는데.)

떨리는 목소리로 애써 침착하게 말한 루스터는 그대로 몸을 돌려 걸음을 옮겼다. 대답도 듣지 않은 채 멋대로 자리에서 빠지는 자신의 모습이 그의 눈에 한심해 보일까 걱정이었으나, 그마저도 그의 앞에서 볼품없이 눈물이나 보이는 모습보다야 몇 배는 나을 터였다. 발아래로 사라지는 땅에 시선을 붙인 루스터는 그저 깊은 한숨을 내뱉었다.

"Bradley Bradshaw!" (브래들리 브래드쇼!)

빠르게 다가오는 발소리에 도망갈 생각도 하지 못한 루스터는 자신을 부르는 매버릭을 향해 반사적으로 몸을 돌렸다.

자신의 하와이안 셔츠를 틀어쥔 매버릭이 미간을 구긴 채 이를 가는 모습을, 루스터는 찰나의 순간 목격했다. 금방이라도 한 대 때릴듯한 표정을 마주하면서도 어쩐지 루스터는 그 순간 그의 모습이 아름답다고 생각해 뜨거운 그의 시선을 그저 마주할 수 밖에 없었다. 반항하거나 뒷걸음칠 기회도 없이 루스터의 상체가 매버릭의 손길에 끌려 내려갔다.

입술보다 먼저 부드럽게 닿은 혀의 촉감에 놀라 적게 벌어진 잇새로 금세 축축한 살덩이가 파고들었다. 고개를 꺾은 매버릭의 입술이 더 깊숙이 누르며 닿아오자 달콤한 쾌감에 미간을 구긴 루스터가 목을 울리며 낮게 신음하고는 매버릭의 허리에 손을 올렸다. 진짜 꿈인가? 잠시나마 머릿속을 기어든 쓸모없는 상념은 이내 자신의 셔츠를 조금 더 내린 매버릭이 고개를 반대쪽으로 꺾으며 민감한 입안을 훑어내자 아랫배를 당기며 빠르게 쌓이는 욕망에 심연으로 멀어지는 이성과 같이 쓸려나갔다.

어느새 매버릭의 등을 가로지른 루스터의 단단한 팔들이 그의 몸을 끌어들이자 매버릭의 목뒤에서 들뜬 신음이 붙은 입술 사이로 흘러들었다. 자연스레 자신의 목뒤로 팔을 두른 매버릭의 입안을 구석구석 쓸어내며 맛볼수록 끓어오르는 갈증에 매버릭의 목덜미를 잡아 고정한 루스터가 으르렁대듯 신음했다. 부드러운 입술을 빨아 이를 세우며 등허리를 따라 내려간 손이 엉덩이를 세게 쥐자 매버릭의 잇새로 신음이 터져 나왔다. 

이마를 맞댄 채 가쁜 숨을 몰아쉬던 루스터는 느릿하게 눈꺼풀을 밀어 올려 상기된 매버릭의 뺨과 내리 깐 시선에 길게 뻗은 속눈썹을 시선에 담았다. 매버릭. 루스터가 낮게 그를 부르자 이내 그의 아름다운 어둑한 녹안이 루스터를 향했다. 

잠시 침묵하며 축축하게 젖어 욕망 가득한 루스터의 눈동자를 응시하던 매버릭이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You're 22 years too young too decide what I need, kid." (네가 나한테 필요한게 뭔지 결정하기엔 22년은 어려, 키드.)

 


"… Mayve I should've stayed home." (집에 그냥 남아 있을 걸 그랬나 봐."

여기저기 루스터가 남긴 자국을 매단 매버릭이 기진맥진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의 작은 몸을 끌어안은 채 숨을 고르던 루스터는 그의 이마에 젖어 붙은 머리칼을 정리해주며 낮게 웃고는 땀과 눈물에 젖어 축축해진 눈가에 다정하게 입술을 붙였다.  

"Sorry, Mav. It's too late now." (미안해요, 매브. 이젠 늦었어요.)

밤새 혹사당해 삐그덕거리는 모텔 침대의 비명을 무시한 루스터가 그대로 몸을 돌려 눕자 매버릭은 힘 없이 루스터의 위로 안겨 올라갔다. 자신의 몸을 가볍게 다루는 손길에 그새 제법 익숙해진 매버릭은 가쁘게 오르내리는 루스터의 단단한 가슴팍에 귀를 붙이고 잔류하는 사정감에 들뜬 몸을 만족스럽게 덥혀주는 손길을 만끽하며 눈을 감았다. 머리와 등을 다정히 쓰다듬는 손바닥과 여전히 쿵쿵대는 심박이 마음을 평화롭게 가라앉혔다. 두툼한 루스터의 팔과 어깨를 조금 더 힘을 주며 끌어안은 매버릭의 얼굴에 작은 미소가 떠올랐다.

넘치게 느껴지는 애정에 만족스러운 한숨을 흘린 루스터는 사랑스러운 까만 정수리에 입을 맞추며 다시 그를 침대 위로 눕혔다. 잔뜩 빨려 부은 입술 사이를 혀로 쓸자 저항 없이 자신을 받아들이는 입안을 맛본 루스터는 더욱 깊게 입을 맞추며 자연스레 그의 다리 사이를 파고들었다. 민감한 여린 살들을 내리 누르고 쓸어대는 혓바닥의 질척한 온기에 작게 신음한 매버릭은 제 아랫배 위로 묵직하게 오른 걸 느끼고 미간을 구겼다. 

"You are not serious, Bradley." (진심이야, 브래들리?)

"Pete." (피트.)

제대로 힘도 들어가지 않는 손으로 널찍한 가슴팍을 밀어내는 손목을 잡아 피트의 머리 옆에 내리 누른 브래들리는 입술을 축이며 입꼬리를 올렸다. 애정과 정욕이 가득 묻어나오는 브래들리의 시선은 사랑스럽게 달아오른 피트의 얼굴 곳곳에 내려앉았다. 

다시 달아오르는 열기에 마른침을 삼킨 피트의 팔에서 힘이 빠져나가자 행복한 미소를 지은 브래들리는 그의 입술과 콧날 위로 가볍게 입맞춤을 내렸다. 부리로 쪼아대듯 애교스럽게 애정을 쏟아내는 아이의 입맞춤에 웃음을 터뜨린 피트의 얼굴에도 행복한 미소가 떠올랐다.

"I've got 22 years to catch up." (22년을 따라 잡아야 해서요.)

무어라 반박하려던 피트의 작은 반항은 이내 두 사람의 웃음소리가 섞인 입맞춤 너머로 흩어졌다.

 

 

 


자기 연성은 미래의 자기를 위한 거라더니...🤤행복... 오랜만에 읽으니 재밌네요 후후 먼저 도망치는 루스터랑 끝끝내 따라잡아서 자기 진심을 전하는 매버릭 언제 안 좋아지지💘 이때나 지금이나 캐해는 비슷한 것 같아서 재밌네요 헤헤

여러분들도 재미있게 읽어주셨다면 기쁩니다 🥰 룻맵 평생 영사해~!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