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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fe Space (6)

Published on March 4, 2026 by acorn_field

[The Gorge] Levi x [Oblivion] Jack :: 텟이 침공하지 않은 세계의 잭이 협곡에 가지 않은 리바이와 만나는 이야기


 

텔톰 필모 크오

[The Gorge] Levi x [Oblivion] Jack

 

 

 


 

늦은 오후의 해가 뺨을 간질였다. 

동이 틀 때면 텃밭 난간에 앉아 그를 깨우던 아침 비둘기 소리 대신 찌르레기 지저귀는 맑은 소리가 희미하게 들렸다. 온 몸은 물먹은 솜처럼 묵직하게만 느껴졌다. 느릿하게 관자놀이를 주무르자 구름 낀 듯 몽롱한 의식이 조금씩 제자리를 찾았다.

도대체 얼마나 잔 거지? 어제 마을에서 돌아와서…

잠시 침대에 누워 피로한 눈꺼풀을 끔뻑이던 잭의 머릿속으로 지난 밤의 기억이 망가진 비디오테이프처럼 하나씩 뒤섞여 돌아왔다.

 

슬슬 열이 오르는 통에 관절 마디마디 뭉근하게 쑤시는 온 몸. 눈길이 닿는 곳마다 떠오르는 호숫가에서의 행복한 신혼의 추억. 이제는 사랑하지 않는다 말하며 돌아서던 줄리아의 뒷모습. 이리저리 뒤엉켜 목구멍을 턱 막은 답답한 감정의 실타래. 손에 든 와인병이 가벼워질수록 뜨겁게 끓어오르는 묵은 원망. 자신을 걱정하는 리바이의 무전. 그리고… 

자신을 위해 호숫가로 돌아와 준 줄리아. 뺨을 쓰다듬는 시원한 손을 간절하게 끌어당기며 뱉어냈던, 그녀를 향한 여전한 진심. 열 오른 몸을 몇번이고 닦아주던 시원한 물수건. 의식이 희미하게 떠오를 때 마다 상체를 일으켜 세우고는 입술에 물컵을 가져다 대던 다정한 손길. 끔찍한 악몽에 허우적거릴 때면 긴장해 굳은 몸을 토닥여주던 큼지막한 손바닥. 잠에 다시 빠져들 때까지 몇번이고 사랑한다 말해주던 조용한 속삭임. 새파란 이른 새벽빛이 내려앉은 리바이의 얼굴…

 

리바이…?

 

예상하지 못하게 떠오른 기억에 당황한 잭은 재빠르게 몸을 일으켜 앉았다. 침대 옆 협탁에는 물 한 컵과 함께 수탉 인형과 무전기가 나란히 놓여있었다. 

술기운과 고열에 꿈인지 현실인지 구분하기 힘든 지난 밤의 기억이 제멋대로 뒤섞여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줄리아는 대륙 반대편에, 리바이는 호수 반대편에 있었다. 오두막에 자신 말고 다른 이가 있을 리가 없을 텐데, 밤새 제 몸을 보살펴주던 정성 가득한 손길의 온기는 여전히 피부 위를 맴돌았다. 

잭이 무전기를 집어 들고 잠시 망설이던 순간, 주방 창문 너머에서 인기척이 느껴졌다. 정말로 누군가 이곳에 있는 걸까? 조용히 침대에서 벗어난 그는 귀를 쫑긋 세운 채 조심스럽게 걸음을 옮겼다. 

 

어제까지만 해도 창문이 있던 주방은 벽은 그저 뻥 뚫린 구멍만 남아있을 뿐이었다. 전날 저녁, 제 분에 못 이겨 들고 있던 와인병을 있는 힘껏 던진 일이 그제야 떠올랐다. 자신을 걱정해주던 리바이에게 괜히 성질을 부렸던 일도 덩달아 떠오르자 부끄러운 열기가 온 몸을 기어올랐다. 창문 구멍 너머로 텃밭을 멍하니 바라보던 잭은 목덜미를 주무르며 깊은 한숨을 흘렸다. 

“Hey, Jack! You’re up! How are you feeling?” (잭! 일어나셨네요! 기분은 좀 어때요?)

예상치 못한 반가운 목소리가 잭을 상념에서 끄집어냈다. 텃밭 한 구석, 반쯤 지어진 닭장 너머에 있던 리바이는 들고 있던 큼지막한 나무판자를 내려놓고 환한 미소를 지으며 다가왔다. 가죽 장갑을 벗으며 이마에 흐른 땀을 닦는 그의 상기된 뺨에는 흙이 조금 묻어있었다. 

“I’m… I’m good. But, uh, why…” (괜… 찮아요. 그런데, 어, 왜…)

호수 건너편에 있어야할 그가 무슨 이유로 이 곳에 있는거지?

반사적으로 리바이를 향한 잭의 미소는 이내 섞여든 당혹감에 금세 조금 옅어졌다. 

“Oh, I took down the rest of the window and cleaned up the broken glass. Hope you don’t mind me using some of your tools. And I found that by the coop…” (아, 남은 창문을 떼어내고 유리 조각을 치웠어요. 잭의 도구들을 사용했는데, 괜찮다면 좋겠네요. 그리고 이걸 닭장 근처에서 발견했는데 말이죠…)

의아함 가득한 잭의 시선을 사라진 창문에 대한 궁금증으로 오해한 리바이는 진지한 목소리로 사라진 창문과 그가 사용한 공구들을 가리키며 열심히 설명해주고는 그가 나타났던 텃밭의 구석으로 급히 걸음을 옮겼다. 금세 해맑은 표정으로 나무판자를 들고 돌아온 그는 해맑은 미소를 지었다.  

“Could you come hold the plywood while I screw it in place?” (제가 나사못을 박는 동안 판자 좀 잡아주시겠어요?)

“Uh, oh, yes, sure.” (어, 아, 네, 그럼요.)

여전히 조금 어지러운 의식으로 정신없는 대화의 흐름에 자연스럽게 말려든 잭은 머릿속으로 짧게 밀려든 궁금증을 잠시 미뤄두고 그대로 텃밭으로 향했다.

 


리바이는 나무용 나사못을 두어개 입에 문 채 나무판자를 창문 자리에 맞게 위치시키고 있었다. 그의 옆에 자리를 잡은 잭이 나무판자를 들어 지탱하며 적당한 위치에 고정하자 우물거리는 목소리로 감사의 말을 전하며 물고 있던 나사 하나를 집어 든 리바이는 그의 등 뒤에 바짝 붙어 익숙한 손길로 허리춤에 걸어놓았던 전동 공구를 꺼내 들었다. 머리 위 높은 자리에 나사를 힘주어 박아 내리느라 잭의 몸을 짓누르는 리바이의 거친 날숨이 목덜미에 내려앉았다. 잭이 나무판자와 단단한 가슴팍 사이에서 헐떡이는 사이, 리바이는 청바지 주머니에서 꺼내든 나사까지 사용해 판자의 가장자리를 꼼꼼하게 창틀에 박아 넣었다. 

“Not my best work, but that’ll do for now.” (썩 자랑스럽지는 않지만, 이정도면 당분간은 괜찮을거에요.)

잭의 어깨를 툭 치고 한 걸음 떨어진 리바이는 땀과 함께 뺨에 묻은 흙을 팔등으로 닦아내며 히죽였다. 단단히 고정된 나무판자를 한 번 더 확인하고 나서야 손을 뗀 잭은 여전히 혼란스러운 머릿속을 정리하지 못한 채 조금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제 앞에 선 리바이와 시선을 마주했다.

“Thank… you for the help. I’m sorry, I’m still not sure what’s going on. But, uh… I’m sorry for being a total piece of shit yesterday. I was…” (고마… 워요. 도와줘서. 미안해요, 사실 지금도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이해가 안되서 말이에요. 그렇지만, 그… 어제 멋대로 굴어서 미안해요. 제가 어제는…)

아주 엉망진창이었지.

제대로 된 해명이나 비루한 변명조차 꾸며내지 못한 잭은 결국 말을 제대로 마치지 못한 채 나무판자에 피로한 몸을 기대며 마른 얼굴을 쓸어내렸다. 

못난 내면의 바닥까지 드러낸 자신의 무례한 언행에도 불구하고 리바이는 끝내 모난 말 한마디 뱉어내지 않았다. 가장 사랑하는 사람마저 외면한 진실을 너무나 당연하게 믿어주었던 그의 단호한 목소리를 떠올리자 온갖 무거운 감정이 다시 꿀렁이며 내장을 비틀었다. 남은 평생 누군가 진심으로 자신을 믿어줄 거라는 조그마한 희망조차 가지지 않았는데…

“Hey, Jack, it’s okay. Don’t worry about it. You had a fever all night long. I’m just glad you are feeling better now.” (잭, 괜찮아요. 걱정할 필요 없어요. 밤새 열이 났었어요. 지금은 조금 나아보여서 다행이에요.)

어깨를 주무르는 따스한 손길에 고개를 들자 리바이의 다정한 시선이 그를 마주했다. 전날 카페에서 차갑게 식은 자신의 손을 주물러주던 온기가 문득 손등을 간지럽혔다. 보이는 것 보다 훨씬 부드럽고 따스한, 크고 작은 흉터와 함께 굳은살이 박인 그의 큼지막한 손길을 떠올리자 열이 올라 쑤시는 온 몸을 오르내리던 애정 가득한 손길의 몽롱한 기억이 희미하게 제자리를 찾아 돌아왔다.

“Were you here all night long? How did you know I had a fever?” (여기 밤새 있던거에요? 내가 열이 난건 어떻게 알았어요?)

“Well, uh, you…” (그게, 어, 당신이…)

순수한 궁금증을 가득 담은 물음에 당황한 듯 잭의 어깨에서 급히 손을 뗀 리바이는 목덜미를 주무르며 머뭇거렸다.

“You didn’t seem well when we got back from the town and… I thought you wanted me to be here.” (어제 마을에서 돌아왔을 때 몸이 안 좋아 보였던 데다가… 제가 여기에 오길 원하신다고 생각했거든요.)

“Oh, Levi…” (오, 리바이…)

“I knew you were probably dreaming about your ex. I just couldn’t leave you alone, so…” (이혼한 아내분 꿈을 꾸고 계신다는건 어느정도 알고 있었어요. 근데 당신을 혼자 내버려 둘 수가 없어서…)

“So you… came over and took care of me all night long?” (그래서… 여길 건너와서 밤새 날 돌봐줬다구요?)

줄리아의 꿈을 꿀 때면 습관적으로 뱉어내던 헛소리를 무전으로 보내 리바이를 걱정시켰다는 미안함과 당혹감이 뱃속을 짓눌렀으나, 그저 열이 조금 난다는 이유로 부당한 원망과 함께 날 선 말들을 쏟아낸 자신을 걱정하며 호수를 건너온 그가 성심성의껏 자신을 돌봐주었다는 사실에 형용하기 어려운 묵직한 열기가 목구멍 끝까지 차올랐다. 

더 이상은 상처받고 싶지 않은 두려움에 마음을 단단히 얼려놓았던 잭은 남은 평생 그저 고독하게 살아가겠노라 다짐하며 막연한 외로움만 곁에 두었을 뿐이었다. 그러나 리바이의 맹목적인 믿음과 따스한 애정 앞에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 무방비하게 녹아내린 마음은 어느새 봄날의 호수처럼 은은하게 일렁이고 있었다. 

수많은 감정이 교차하는 잭의 시선을 마주하다 이내 고개를 떨군 리바이는 그에게서 한 걸음 떨어지며 불안한 손길로 바지를 뒷주머니를 만지작거렸다.

“I… I’m sorry if I made you uncomfortable. You had quite a fever, so I…!” (혹시나… 그쪽을 불편하게 만들었다면 죄송합니다. 열이 꽤 높아서, 제가… 헉!)

필요 없는 사죄의 말을 더듬더듬 늘어놓던 리바이의 옷깃을 거친 손길로 잡은 잭은 그대로 그 큼지막한 몸을 당겨 안았다.

“… Thank you, Levi, for everything. Really.” (… 당신이 해준 일 전부 다 고마워요, 리바이. 진심으로.)

널찍한 등을 껴안으며 땀에 젖은 뜨끈한 목덜미에 뺨을 문지르자 묵직한 체취가 흉부 가득 평안한 온기를 불어넣었다. 당황해 굳어있던 리바이도 이내 몸에 긴장을 풀고 잭을 당겨 안으며 떨리는 숨을 뱉어냈다. 온 몸을 뒤덮은 열기는 언제나처럼 한없이 다정했다. 아무런 걱정 없이 누군가와 맹목적인 믿음과 온기를 주고받을 수 있다는 사실이 잭의 마음을 사무치게 만들었다. 

“It’s nothing compared to what you’ve done for me, Jack.” (당신이 저에게 해준 일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에요, 잭.)

낮게 가라앉은 속삭임에 힘없는 웃음을 터뜨린 잭은 말 없이 고개를 저었다. 전날 저녁 무전 너머로도 그가 비슷한 말을 했던 것도 같았다. 어느 누구라도 당연히 베풀었을 친절을 이 정도의 진심으로 돌려줄 이는 리바이 밖에 없을 터였다. 

말하지 않은 잭의 마음을 읽기라도 한 듯, 리바이는 그저 그의 몸을 더 당겨 끌어안으며 등허리와 날갯죽지를 다정하게 쓰다듬었다. 

 


달도 뜨지 않은 늦은 저녁 하늘은 여전히 잔류하는 희미한 노을 너머로 이미 은하수와 별들이 가득했다. 

잔디밭에 누워 밤하늘을 응시할 때면 심장 아래를 서늘하게 만들곤 했던 차가운 고독감은 온기가 느껴질 정도로 가깝게 누운 리바이의 존재감 아래 자취를 감춘 지 오래였다.

리바이와 평범한 이야기를 나누며 평화롭게 시간을 보낸 하루는 벌써 한여름의 꿈같이 느껴졌다. 함께 준비한 저녁까지 깨끗하게 마무리를 하고 잔디밭에 누워 늦봄의 별자리나 최근 발견된 초신성 따위의 이야기를 들려주던 잭은 하늘 한 구석에 자리 잡은 토성을 발견하고는 자신도 모르게 타이탄 작전에서 비롯되었던 비참한 사건의 진실을 메마른 목소리로 읊고 있었다.

 

타이탄으로 이동 중 토성의 고리에서 퉁겨져 나온 운석 조각이 운이 나쁘게 우주선 외부를 치고 지나간 사고. 고장 난 부품 수리를 위해 작전 예정보다 2주 일찍 깨어난 자신과 빅토리아. 훈련 기간부터 친하게 지내던 그녀가 자신과 가깝게 붙어 찍었던 사진. 타이탄 탐사를 마치고 지구로 귀환한 우주선. 예정대로 치러진 줄리아와의 결혼식. 그녀와 오두막에서 보낸 몇달간의 신혼. 그리고…

빅토리아의 집에 몰래 들어간 누군가에 의해 대중들에게 공개된 자신과의 사진. 나사의 공식 발표에도 불구하고 끊이지 않는 악질적인 기사와 선동. 모든 게 자신의 탓이라며 자책하던 빅토리아의 죽음. 모든 사건의 충격과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하고 결국 이혼을 요구한 줄리아…

 

“… This place was supposed to be ‘our’ future, but… It turned into a graveyard of my last happy memories.” (… 이곳은 ‘우리’의 미래가 될 장소였는데… 결국 제 마지막 행복한 기억이 묻힌 공동묘지가 되버렸네요.)

자조적인 웃음을 터뜨린 잭은 여전히 토성 근처를 배회하던 시선을 애써 하늘 반대편으로 옮겼다. 꽤 오랜 시간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던 리바이는 여전히 아무런 말도 없었다. 

그제야 잭은 자신이 성급하게 너무 많은 이야기를 한 건 아닐지 문득 걱정이 들었다. 뱃속을 일렁이는 불안감에 저녁 내내 하늘에 고정되어있던 시선을 그에게 돌린 잭은 그제서야 리바이가 자신을 응시하고 있다는 걸 알아차렸다. 언제부터 자신을 향했을지 모를 그의 시선은 조금의 흔들림도 없었다. 마주한 눈동자로 전해지는 그의 다정한 위로와 굳건한 믿음은 아무런 말도 필요하지 않았다. 

가장 어두운 구석에 숨겨놓았던 생각이 문득 의식 위로 떠올랐다. 시선을 하늘로 올린 잭은 잠시 머뭇거리다 이내 조금은 충동적으로 입을 열었다.

“You know, I haven’t told anyone this but… I can’t shake this feeling that I was not supposed to survive the Titan mission.” (있죠, 아무한테도 말한적 없는 이야기인데… 사실 저는 타이탄 작전에서 살아 돌아올 운명이 아니었던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어요.)

몇년간 묵혀있던 끈적한 상념을 다른 사람에게 털어놓는 것 만으로도 속이 후련했다. 자신의 옆에 누운 이는 여전히 아무런 말도 없었으나, 잭은 리바이가 자신의 말 아래 숨은 음울한 속내마저도 이해했으리라는 근거 없는 믿음을 가지고 말을 이었다.

“Ever since I wanted to be an astronaut, I’ve always thought my death would be something… meaningful. Something big. Now I’m just waiting for my world to end. Not with a bang—” (우주비행사가 되고 싶다고 생각한 이후로는 제 죽음에 뭔가 큰 의미가 있을거라고 생각했어요. 지금은 그냥 저의 세상이 끝나길 기다리고 있을 뿐이지만 말이에요. 광음이 아니라—)

“—But a whisper?” (—흐느낌으로요?)

예상치 못하게 자신의 말을 마무리 지은 리바이를 향해 놀란 시선을 돌린 잭은 부드러운 미소를 짓고 있던 그와 시선을 마주했다.

“You are not a hollow man, Jack. You are filled with bright light that saves others. You just need someone to remind you of that.” (당신은 껍데기만 남은 사람이 아니에요, 잭. 당신은 다른 사람을 구해주는 밝은 빛으로 가득하죠. 그걸 상기시켜줄 사람이 필요할 뿐이에요.)

깊은 진심이 우러난 리바이의 다정한 위로는 두 사람 사이의 잔디를 타고 넘어와 잭의 마음을 흔들었다. 심장을 간지럽히는 들뜬 열기가 뺨을 타고 올라 머릿속을 하얗게 비웠다. 무어라 대답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한 잭이 잠시 망설이는 사이 리바이는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어 보였다.

“Are you surprised that an ex-Marine can read? I ate enough crayons whenever I was deployed, if you were wondering.” (전 해병대가 글도 읽을 줄 알아서 놀랐어요? 궁금하실까봐 알려드리자면, 파병 나갈때마다 크레용을 많이 먹어서 그래요.)

“No, Levi, that’s not what I’m…” (아뇨, 리바이, 그런게 아니라…)

“Haha. Sorry. A bad Marine joke.” (하하. 미안해요. 싱거운 해병대 농담이었어요.)

자조적인 리바이의 농담에 당황한 잭이 허둥거리며 일어나 앉으며 무어라 변명이라도 꺼내려 했으나, 그런 그의 반응에 만족한 듯 호탕한 웃음을 터뜨린 리바이는 가볍게 그의 어깨를 툭 치고는 다시 밤하늘을 응시했다. 

“C. J. Eliot was one of the poets discussed during a poetry class I took last summer.” (작년 여름에 들었던 시 작문 수업에서 C. J. 엘리엇에 대해 토론했었거든요.)

“You took a poetry class?” (시 작문 수업을 들었다구요?)

“Yessir. Wednesday nights, 4 to 7 pm at Mesa Community College.” (넵. 수요일 저녁, 4시부터 7시까지, 메사 커뮤니티 컬리지에서요.)

조금은 부끄러운 표정으로 단상에 올라 본인이 쓴 시를 낭송하는, 이질적이면서도 리바이다운 현실적인 분위기를 떠올리는 건 놀랍게도 그리 어렵지 않았다. 방금 전까지 우울한 이야기나 하고 있었던 게 무색하게 다른 사람들과 함께 커뮤니티 컬리지 교실에 앉아 진지한 표정으로 시 작문 수업을 받는 그를 상상하자 괜히 입꼬리가 풀어졌다. 얼굴을 보이기 전에 잔디밭에 누워 어느새 어두워진 밤하늘을 시야에 가득 담은 잭은 아랫입술을 짓이기며 웃음을 삼켜냈다.

“Do you still write poems?” (여전히 시를 쓰나요?)

“Almost everyday.” (거의 매일이요.)

“What do you write poems about?” (어떤 주제로 시를 쓰시나요?)

“It depends. Sometimes about dark thoughts that drags me down, and other times…” (그때그때 달라요. 가끔은 절 우울하게하는 어두운 생각들에 대해서 쓰기도 하고, 다른 때에는…)

다음 단어들을 신중하게 고르며 머뭇거리는 리바이를 기다리던 잭은 조심스럽게 자신의 손등을 간지럽히는 손길에 놀라 그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잭을 향하는 리바이의 눈동자는 노을이 사라진 하늘만큼 어둑했다.

“Other times, I write about the light that saved me.” (다른 때에는 절 구원해준 빛에 대해서 쓰기도 해요.)

손등을 천천히 쓸어 내린 거친 손가락은 마치 허락을 구하듯 잭의 새끼손가락을 살며시 걸어 잡았다. 봄바람 보다도 가벼운 손길에 담긴, 온 몸을 태울 만큼 뜨거운 감정은 가빠진 심박을 따라 온 몸으로 전해졌다. 이미 친근한 악수와 포옹을 나눈 사이였으나, 마치 처음으로 손이라도 잡는 것 같은 간지러운 기분에 제멋대로 쿵쿵거리는 심장은 손끝을 저릿하게 만들었다.

“Do you want this place to be nothing but a graveyard of memories, Jack?” (이곳이 그저 지난 기억의 공동묘지로 남아있길 원해요, 잭?)

“That’s… all I have left.” (그게… 저한테 남은 전부에요.)

애꿎은 잔디를 긁으며 가빠진 숨을 헐떡인 잭은 마치 변명처럼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리바이의 흔들림 없는 눈동자를 마주할수록 막연한 불안감과 간지러운 설렘이 뒤엉킨 이질적인 열기가 더욱 뜨겁게 뱃속 깊은 곳을 휘저으며 똬리를 틀었다.

“You are laying down on the grass, watching the night sky, and talking about stars and poetry.” (당신은 지금 잔디밭에 누워서 밤하늘을 보면서 별과 시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잖아요.)

새끼 손가락을 부드럽게 매만지던 손끝은 마치 잭에게 거부할 기회를 주려는 듯 느릿하게 움직여 약지까지 둘러 감쌌다. 

“You are here right now, Jack. You are alive, filled with happy memories to come.” (당신은 지금 여기에 있잖아요, 잭. 앞으로 올 행복한 기억들로 가득한 채로 살아 있어요.)

리바이의 다정한 목소리에는 숨기지 않은 애정이 듬뿍 묻어나왔다. 그와 함께 보낸 호숫가에서의 하루가 문득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공구를 정리하기 위해 들어선 보트하우스가 텅 빈걸 보고 나서야 리바이가 수영으로 호수를 건넜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아차리고 당황한 자신에게 팔다리를 묶어서 호수 가운데 던져도 살아서 기어 나올 수 있다며 제 걱정은 말라던 그의 호탕한 웃음소리. 

호수가 내려다 보이는 산길에 올라 간단히 만든 샌드위치를 두입에 삼킨 그의 콧수염에 땅콩버터가 묻어있다는걸 알려주자 금세 달아오른 붉은 뺨. 풀숲 너머 옹달샘에서 목을 축이는 아기 사슴을 발견하고 조용히 자신을 부르던 그의 장난스러운 미소. 사슴과 토끼 중에 더 좋아하는 게 있냐는 그의 물음에 토끼가 조금 더 귀여운 것 같다고 대답 해주자 잠시 고심하던 그의 진지한 표정. 

오두막 여기저기 남아있는 줄리아의 흔적들을 보고도 말 한마디 꺼내지 않았으나 벽에 장식된 문서나 오래된 천문학 기구들을 유심히 관찰하고 이런저런 질문을 꺼내던 그의 차분한 목소리. 그다지 특별할 것 없는 잡다한 프로젝트의 프로토타입 기기들을 조심스럽게 다루던 그의 섬세한 손길. 

야외 테이블에 앉아 노을 지는 호수를 바라보며 저녁을 먹던 도중 문득 호수 반대편에서 보니 경치가 더 아름답다고 하면서도 자신을 향하던 그의 다정한 눈동자…

 

호숫가에서 시간을 보냈던 수많은 날들 중에서 만료된 줄리아와의 추억을 회상하며 비참한 자기연민이나 우울함에 잠기지 않은 건 오늘이 처음이었다. 마을에서도 호숫가에서도, 감정의 폭풍우 아래 이리저리 흔들리던 자신의 마음에 평화를 가져다준 피난처가 자신을 향하는 리바이의 다정한 애정이었다는 깨달음은 한발 늦게 머릿속을 스쳤다. 

 

잭은 부족하게만 느껴지는 그의 온기를 갈증하며 자신의 손가락을 감싼 그의 뭉툭한 손끝을 조심스럽게 매만졌다. 그러나 그가 자신의 손을 잡아줄 거라는 기대와는 다르게 그대로 잭에게서 손길을 완전히 떼어낸 리바이는 무릎을 당겨 앉으며 밤하늘이 담긴 호수로 시선을 옮겼다. 그를 따라 자리에 앉은 잭은 방금 전까지 열기가 머물던 손가락을 만지작거리며 그의 옆모습을 응시했다. 

“I know you still love Julia, but I know you will find your love again someday. I just want you to be happy, because you deserve it.” (당신이 아직 줄리아를 사랑한다는 건 알지만, 당신이라면 언젠가 또 다시 사랑을 찾을 수 있을거에요. 저는 그저 당신이 행복하길 바랄 뿐이에요. 당신은 그럴 자격이 있으니까.)

“Levi, I’m…” (리바이, 나는…)

“It’s okay. I don’t expect anything from you. I just wanted you to know that you’ll always have me, no matter what happens." (괜찮아요. 당신한테 바라는 건 하나도 없어요. 무슨 일이 있어도 저는 당신 편이라는 걸 알아주셨으면 했어요.)

다시 잭에게 고개를 돌린 리바이는 슬픈 미소를 짓고 있었다. 마치 잭이 당연히 그의 마음을 거절할 거라 예상이라도 한 듯, 이미 고통스러운 상심으로 가득한 그의 시선은 잭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단 하루도 줄리아를 더 이상 사랑하지 않는다 생각한 적은 없었으나… 돌이켜 생각해보면 자신에게 남은 사랑이란 지나간 추억과 갈 곳 없는 원망만이 남은, 심장 깊은 곳을 도려낸 상처만 가득한 빈 공간에 불과했다. 크고 작은 사건을 겪으면서도 꿋꿋하게 자신의 곁을 지켜준 리바이가 아니었다면 그 사실을 평생 모른 채 살아갔을 터였다.

자신의 상처받고 못난 내면의 밑바닥까지도 끌어안고 이해해준 리바이가 진심으로 자신을 원한다면, 잭 또한 그의 곁을 지키며 자신이 알지 못하는 수 많은 상처들로 고통받는 그를 보듬어 주고 싶었다. 

언제나 텅 비어있던 심장 한 구석을 어느새 가득 채운, 리바이를 향하는 자신의 진심을 자각하자 다시는 찾지 못 하리라 생각했던 뜨거운 정열이 잔뜩 부풀어 금방이라도 터져 나올 듯 갈비뼈를 쿵쿵 두드렸다.

 

잭이 자신도 미처 알지 못했던 마음의 내면을 조금씩 더듬어 읽어내리는 동안 두 사람이 마주한 시선 너머로 읽기 힘든 수 많은 감정이 교차했다. 길어지는 잭의 침묵에 리바이가 말 없이 자리에서 일어선 순간에서야 잭은 짙은 상념에서 깨어났다. 

“Levi.” (리바이.)

그를 따라 자리에서 일어선 잭이 조금은 거칠게 손목을 잡아 당기자 휘청이며 그와 마주 선 리바이는 눈가를 붉힌 채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 Jack?” (… 잭?)

“I want you, Levi.” (당신을 원해요, 리바이.)

제대로 정리되지 않은 복잡한 머릿속을 관통하는 유일한 생각은 오직 그뿐이었다. 성급하게 내뱉은 고백에 놀란 듯 그대로 굳은 리바이는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한 채 가빠진 숨만 헐떡일 뿐이었다. 

두꺼운 손목을 감은 손끝으로 느껴지는 리바이의 힘찬 심박을 알아차리고 나서야 잭은 바짝 가까워진 거리감을 깨달았다. 뱃속을 간지럽히는, 반평생 전에야 한두 번 느껴본 적 있는 묵직한 열기가 목덜미를 타고 올라 잭의 이성을 들뜨게 만들었다. 

“I feel safe when you are around.” (당신이 곁에 있으면 안전하게 느껴져요.)

손목을 매만지던 손끝을 천천히 내리며 그의 손등을 조심스럽게 매만지자 살짝 벌어진 그의 잇새로 떨리는 숨이 흘러 나왔다. 마주한 시선에 그에게 전하려는 진심을 담은 잭은 여전히 긴장해 굳어있는 그의 손가락 사이사이로 손끝을 밀어 넣었다. 

“Jack.” (잭.)

본인의 진심을 고백할 때까지도 올곧게 자신을 마주하던 리바이의 눈동자가 불안하게 흔들렸다. 

그를 원하는 마음이 제대로 전해지지 않은 걸까? 

잭은 조심스러운 손길로 그의 두툼한 목덜미를 부드럽게 문질렀다. 자신보다 키가 훨씬 큰 상대는 처음이었으나, 자연스럽게 목덜미를 감싼 손길에 무게를 실으며 고개를 틀어 올리자 리바이의 얼굴이 그를 향해 내려왔다.

맞닿은 콧대 아래로 누구 것일지 모를 뜨거운 날숨이 하나로 섞여들었다. 깍지를 낀 손은 단단하게 서로를 잡고 있었다. 머뭇거리며 허리를 감싼 큼지막한 손길에 살짝 벌어진 입술 사이로 떨리는 날숨이 터져 나왔다. 등허리를 타고 오르는 손바닥의 열기를 따라 뜨거운 전율이 척추를 타고 올랐다. 금방이라도 닿을 듯 가까운 콧수염이 입술을 간질이는 것 마저 애타는 자극이 되어 뱃속에 열기를 불어넣었다. 

까슬까슬하게 수염이 오른 뺨을 감싼 따스한 손길에 고개를 기울인 잭은 금방이라도 닿을 듯 가까운 입맞춤을 기대하며 눈을 감았다.

“… I’m leaving the lake next week.” (… 저 다음주에 호수를 떠나요.)

아무런 접촉도 없이 고개를 들어 올린 리바이의 예상하지 못한 발언에 당황한 잭의 눈이 퍼뜩 뜨였다. 저도 모르게 힘이 들어간 손끝이 그의 목덜미를 긁었으나 리바이의 진지한 표정에는 조금의 동요도 없었다. 

“What? Why?” (뭐라구요? 왜요?)

“When we went to the town, I saw that I’ve got an offer for a long-term private contract in the middle east.” (마을에 갔을때, 민간 업체가 중동에서 장기 계약을 제안한 걸 봤거든요.)

“And you… took the offer?” (그래서 그걸… 받았어요?)

“I’m nothing like you, Jack. I’m just going back to the world I belong to and I might… never come back.” (전 당신같은 사람이 아니에요, 잭. 저는 제가 속하는 세상으로 돌아가는 것 뿐이고 어쩌면… 다시 돌아오지 못할지도 몰라요.)

절박하게 자신을 잡은 잭을 위로하려는 듯 그의 뺨을 조심스럽게 쓰다듬는 리바이의 손끝은 슬픈 미소만큼 다정했다. 

“Don't waste your time with someone like me. You deserve someone better. Someone… good like you.” (나같은 사람한테 시간을 낭비하지 말아요. 당신은 더 나은 사람이 어울려요. 당신처럼… 좋은 사람이요.)

“You are a good man.” (당신은 좋은 사람이에요.)

“No, Jack. I’m not.” (아뇨, 잭. 저는 좋은 사람이 아니에요.)

힘없는 웃음을 흘린 리바이는 조금 물러서며 잭의 뺨을 맴돌던 손끝으로 턱선을 덧그렸다.

“I kill people. That’s what I’m trained to do. I’ll probably die just like those who I’ve killed. Instantly, if I’m lucky.” (전 사람을 죽여요. 제가 훈련 받은게 그런 일이에요. 저도 제가 죽인 사람들과 같은 죽음을 맞이할 거에요. 운이 좋다면 빨리 끝나겠죠.)

한껏 낮아진 목소리로 자조적인 고백을 뱉어낸 리바이는 자신의 손길 아래 긴장한 잭의 목선을 쓰다듬으며 잠시 침묵했다. 어둑한 그의 시선은 마른침을 삼키는 잭의 목울대를 미약하게 짓누르는 본인의 손길을 따라갔다. 마치 경고를 하려는 듯한 그의 손끝으로는 절제된 감정과 지나간 기억의 상처가 느껴졌다. 그를 위로하고 싶었던 잭은 큼지막한 흉터가 남은 그의 뺨을 다정하게 감싸 쓰다듬었다. 

“… But you are here right now, with me.” (… 하지만 당신은 지금 여기 있잖아요. 나랑 같이.)

여전히 단단히 깍지가 끼워진 그의 손등을 엄지 손가락으로 살살 매만지자 눈을 꾹 감으며 고개를 저은 리바이는 열 오른 숨을 터뜨렸다. 

“No, you don’t understand. You have no idea how fucked up my head is. No idea what kind of monster I am.” (아뇨, 당신은 이해 못해요. 제 머릿속이 얼마나 망가졌는지, 제가 어떤 괴물같은 놈인지 상상도 못하실 거예요.)

“You are not a monster, Levi.” (당신은 괴물이 아니에요, 리바이.)

“What’s inside me—what I am—scare everyone away, and hurt whoever is left. If I scare you away, or hurt you, I’ll never forgive myself. If I just keep my distance from you—” (제 안에 있는 본모습은 사람들을 도망가게 만들고, 남아있는 사람들을 해쳐요. 만약 제가 당신을 무섭게 만들거나 상처라도 입힌다면 평생 스스로를 용서하지 못할거에요. 그냥 당신과 거리를 둔다면—)

“Hey. Look at me, Levi.” (날 봐요, 리바이.)

막연한 불안함과 두려움과 함께 음울한 심연으로 향하는 생각을 따라 가빠진 숨을 헐떡이던 리바이는 콧수염을 쓰다듬으며 그의 말을 방해한 잭의 속삭임에 눈꺼풀을 천천히 들어 올렸다. 호승심 가득한 잭의 상기된 표정을 마주한 그의 축축한 눈동자는 여전히 불안감이 잔뜩 일렁였다.

“I endured 4G and stayed awake during prolonged takeoff. I looked into the endless void for months when the comms were down. I maneuvered a free falling spaceship with a failed engine into a survivable crash landing that nobody died.” (길어진 이륙 내내 4G를 견디고 깨어있었어요. 통신 장비가 망가진 몇달간 끝없는 공허를 직면한 적도 있구요. 엔진 불발로 자유낙하하는 우주선을 몰아서 모든 승무원이 살아남은 불시착도 해냈어요.)

앞으로 다시는 경험하지 못할, 자신의 몸을 인간의 한계까지 밀어 붙였던 극한의 순간들을 떠올리자 짜릿한 전율이 뱃속을 달아오르게 만들었다. 잭이 입술을 축이며 몸을 조금 더 가까이 붙이자 리바이의 시선이 반사적으로 그의 입술을 향해 내려갔다. 무시하기 힘든 서로의 단단한 열기가 바짝 붙어 짓눌리자 떨리는 날숨이 뒤섞였다. 타인과 온기를 나누며 머릿속이 아찔해질 정도로 욕망이 묵직하게 차오른 건 난생처음이었다.

“I’ve been to Saturn and back, Levi. I promise you. You won’t scare me away.” (나는 토성까지 갔다 온 사람이에요, 리바이. 맹세하죠. 당신은 날 도망가게 만들지 못할거라고.)

열 오른 그의 목덜미를 살살 주무르던 잭이 고개를 틀어 올리자 잭의 어깻죽지를 배회하던 떨리는 손길은 느릿하게 척추를 따라 내려갔다. 등허리를 쓰다듬으며 조금씩 힘이 들어가는 손끝은 더 이상 숨기지 않은 욕망이 한가득 담겨있었다.

“I’m… not a good man, Jack.” (나는… 좋은 사람이 아니에요, 잭.)

이마를 맞댄 두 사람의 벌어진 입술 사이로 으르렁대며 경고의 말을 뱉어낸 리바이는 이전까지는 본 적 없는 날카로운 눈동자로 잭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마지막까지 잭의 허락을 구하는 맹수 같은 시선 너머로 여실히 느껴지는 뜨거운 열망에 잭은 도발하듯 입꼬리를 올렸다.

“Me neither.” (그건 저도 마찬가지에요.)

 

 

 

 


아이고 드디어... 다음편에서는 뜨끈한 무언가를 쓸 수 있겠군요...  7만자 넘게 썸만 타던 리바이 고생이 많았다😭

사실 잭도 리바이도 원작에서는 파트너한테 주도권을 주는 타입이지만 잭은 특히나 본체 영감님처럼 스릴을 좋아하니까 파트너가 튼튼한 남자라면 조금 더 적극적이지 않을까 하는 욕망을 담았습니다. 후후... 

더고지 스크립트에서 리바이를 괴물이라고 하면서 리바이랑은 아이를 못가졌을 거라던 전여친의 대사가 넘 인상적이라서 도데체 그는 침대에서 어떻길래...? 하는 생각을 늘 가지고 있었는데... 침대 위에서 모습때문에 파트너를 도망가게 만드는 리바이라면 진심으로 좋아하는 사람이랑은 조금 거리를 두고 싶어할 것 같았답니다 ㅠㅠ 

결과적으로 리바이는 자기 진심을 알고도 애써 숨기려고 하고 오히려 조금 늦게 그걸 알아차린 잭은 우선 부딪혀보려고 할것 같은 ㅎㅎ 천상의 궁합 리바이잭...

 

오늘도 재미있게 읽어주셨다면 기쁩니다 🤗 항상 감사해요!! 다음편엔 정말 뜨끈... 미적지근?한 뭔가를 가지고 와보도록 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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