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unge.0
Published on March 5, 2026 by acorn_field
루스매브 : 신부x마피아 AU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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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스! 제발, 눈 떠! 네 가족들을 생각해!"
무릎 위의 서류 가방을 여전히 세게 쥐고 있는 구스는 눈썹 위쪽이 찢어져 줄줄 흐르던 피가 그의 잘난 콧수염 반쪽을 붉게 물들이고 있었다. 상대 마피아 잔챙이들은 가까스로 따돌렸으나, 근처 도시의 병원으로 향하는 차 안은 피 냄새가 진동했다.
조수석에 앉은 구스는 총상에서의 출혈로 빠른 속도로 창백해져 갔다. 도로 위 총격전에서 매버릭을 가로막고 대신 총상을 입은 구스가 기침을 하며 피를 한가득 쏟아낼 때 마다 매버릭의 등 뒤로 식은땀이 흘렀다. 더 빠르게 밟아, 매버릭. 애써 침착하려 애쓰며 이를 갈았다. 왜 그랬어, 구스. 가족도 있는 새끼가. 속으로 소리쳤는지, 입 밖으로 나왔는지. 매버릭은 시야를 방해하며 솟아오르는 눈물을 거세게 닦아냈다. 텅 빈 사막을 가로지르는 세단은 최고 속력으로 달리고 있었으나, 가까운 소도시까지는 적어도 십 분은 걸릴 것이다. 이미 바닥에 닿은 가속페달을 밟은 오른발에 더욱 힘이 들어간다.
"차 세워, 매브"
구스가 거의 들리지 않는 목소리로 읊조리며 품 안에 들고 있던 서류 가방을 힘이 들어간 손 끝으로 긁었다. 이성으로는 알고 있었다. 이미 피를 많이 잃은 구스의 총상이 치명적이라는 것쯤은. 지금 당장 입원해도 살기 힘들 것 마저. 하지만, 구스는 살아야 해, 왜 그랬어, 이럴 수는 없어, 내가 맞았어야-
"매버릭."
"가족도 있는 놈이, 왜!"
"피트!"
울부짖는 매버릭에 맞먹게 크게 소리친 구스가 이내 기침을 하며 피를 뱉어내자 매버릭은 입을 다물고 바닥에 붙어있던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고 도로변 모래 위로 차를 세웠다.
매버릭은 참담한 심정으로, 조수석에 깊게 누워 자신을 바라보는 구스와 시선을 마주했다. 구스의 손이 올라오는 것을 알아차린 매버릭이 밭은 숨을 내쉬며 상체를 가까이 붙였다.
"너."
구스가 매버릭의 이마를 피에 젖은 검지로 툭툭 치며 말했다.
"네가 내 가족이잖아."
이제는 창백해진 얼굴의 구스가 희미하게 미소 지었다. 피에 젖은 그의 이빨이 드러나는 미소에 매버릭은 치고 올라오는 눈물을 절망적으로 삼키려 노력했다. 이제는 심하게 떨리는 구스의 손이 매버릭의 어깨 위에 내려앉았다.
"캐롤한테는... 사랑하고, 미안하다고 전해줘. 캐롤 말을 들었어야 했는데."
"그딴 말은 직접-"
"미안하다, 피트."
구스의 눈이 감기면서 어깨 위에 올려진 손에서 힘이 빠진다. 구스, 하고 말하려는 매버릭의 몸이 운전석 아래로 빠르게 꺼지면서 모든 것이 멀어진다. 구스를, 구스가 저기에, 손을 뻗으려고 해봐도 몸은 말을 듣지를 않는다. 이내 암전된 시야 속에서 매버릭이 쉬어지지 않는 숨을 헐떡이다가 식은땀에 흠뻑 젖은 채 잠에서 깨어난다.
그날의 악몽은 매버릭을, 많을 때는 일주일에 두어번씩 찾아와 그의 잠을 빼앗아 갔다. 특히 지난 며칠간의 악몽은 날이 갈수록 심해졌는데, 내일이면 구스의 30번째 기일이었기 때문에 매버릭은 불평할 수 없었다.
라스베가스부터 캘리포니아 남부 일대를 잡고 있는 마피아 조직의 정보꾼. 오토바이부터 헬리콥터까지 대상을 가리지 않는 탁월한 운전 실력과 정보를 입수하는 그의 스파이적 침투력은 어떤 상대 조직이나 미정부 기관도 떨게 만들었는데, 오토바이나 차체 몇 개쯤 해 먹어도, 팔다리가 부러져도, 매버릭은 언제나 임무를 완수했기 때문이다.
조직에 몸담은 세월이 길어져도, 완수해오는 임무로 조직을 성장시켜도 윗자리를 탐하지 않는 그의 태도에 마피아 윗선들은 매우 만족스러워했다. 조직 내에서 그의 자리는 꽤 견고했으며, 그가 필요로 하는 거의 모든 물적 자원을 받았고, 임무가 주어지지 않은 동안에는 타 조직원들에 비해 자유롭게 생활했다. 그런데도 매버릭은 언제나 다음 임무가 주어지기만을 기다렸는데, 임무 간의 기간이 길어질수록 그의 악몽이 찾아오는 밤이 더 잦아졌기 때문이었다.
매버릭은 머리를 두드리는 두통에 관자놀이를 짓누르며 배게 아래 처박혀있던 핸드폰을 확인했다.
2:04 AM
거대한 스테인드글라스로 장식된 정문을 가진 성당의 사진을 배경으로 한 핸드폰의 화면 위에 적힌 숫자들을 이내 시간으로 인식한다. 그래도 오늘은 두세시간 정도는 눈을 붙였군, 속으로 생각한다. 약 세 시간 정도 뒤에는 브래드쇼 신부님이 성당 앞 계단에 어제 하루 내 쌓인 모래들을 쓸어내고 계실 것이다. 3일 전에 찾아갔으니, 오늘은 괜찮겠지. 지금 씻고 출발한다면 신부님을 뵐 수 있을 거라 생각하며, 밤새 그를 괴롭힌 악몽을 뒤로한 채 찝찝하게 축축한 몸을 움직여 화장실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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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버릭은 조슈아 나무 국립공원에 위치한 조직의 창고 겸 격납고의 한 구석에 주차된 트레일러를 집으로 부르고 있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브래드쇼 신부님이 배정받은 교구의 성당은 그의 거주지에서 매버릭의 속도로 2시간 32분이 걸렸다. 17분의 운전은 혹시 있을지 모르는 추격을 따돌리는 그의 운전실력으로 근처 소도시의 뒷골목을 몇 군데 서성이는데 사용하였는데, 매버릭은 무조건 제 뒤가 깨끗한 것을 확인하고서야 성당으로 향했다. 임무로 바쁘지 않은 기간에는 그리 가깝지도, 그렇게 멀지도 않은 거리를 일주일에 두어번 방문했다. 방문이라기 보다는, 스토커처럼, 길 건너 바이크를 세워놓고 잠시 자리를 지키다가 다시 돌아왔다. 마음만 먹으면 죄 없는 늙은 양처럼 성당에 들어가서 한 자리 차지하고 앉아있을 수도 있었겠으나, 제 죄의 무게를 아는 매버릭은 차마 그 신성한 공간으로 발을 들일 수 없었다.
시간에 맞춰 도착한 매버릭은 여느 때와 같이, 스테인드글라스로 장식된 성당 건물 정문이 보이는 반대편 길가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바이크를 멈추고 마침 빗자루를 들고 정문 밖으로 모습을 드러낸 신부님의 모습을 눈에 담는다. 느긋한 모습으로 새벽녘의 빛을 받으며 모래를 쓸어내는 훤칠하게 젊은 신부님의 모습은 경이롭기까지 해 매버릭은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그를 응시했다. 헬멧에 눌린 볼을 하고도, 번지는 미소는 눌러 담을 수가 없어서 얼굴 근육이 금세 아려왔으나, 매버릭에게는 하등 문제가 되지 않았다.
새벽녘의 푸른빛이 아침의 붉은빛으로 변할 때 즈음까지 신부님은 성당 주변을 쓸고 화분에 물을 주고는 건물 안으로 사라졌다. 매버릭은 이내 자신이 떠나야 할 시간임을 인지하고 아쉬운 마음은 접은 채 자리를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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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막한 애리조나 사막의 끄트머리. 강가의 오아시스 같은 작은 마을의 교구로 배정된 이후 브래드쇼 신부의 하루는 거의 동일했다. 언제나처럼 새벽 일찍 몸을 일으켜 마을을 주위로 한 시간 즈음 가볍게 달리고, 성당 건물 앞 계단과 근처 길을 깨끗하게 쓸어내고, 화분에 물을 주면 아침 미사 전 그의 할 일은 끝이 난다. 그 이후로는 그날의 일과를 마치고, 내일의 준비를 끝내고서 남은 시간 동안 성당 내 도서관에서 신학 공부를 하고 간단한 체력단련을 한다. 밤이 깊어지면 성당의 뒤편 작은 숙소로 돌아가 잠을 청한다.
성당에서 멀지 않은 곳에 마련된 제대로 된 집도 있었으나, 신부는 되도록 성당에서 지내는 것을 선호했기 때문에 한 달에 두어번, 그마저도 쌓여있는 편지함을 정리하는 용도 외에는 방문하지 않았다.
그가 배정받은 지 채 이주도 채 지나지 않아, 가끔 성당 정문 근처에서 온 몸을 검은 옷으로 휘감고, 검은 바이크 위에 앉아 저를 쳐다보는 듯한 헬멧 쓴 사람을 알아차렸다. 여느 누가 봐도 어딘가 위험한 상황이라고 생각하겠으나, 어째서인지 신부는 그가 해를 끼치지 않을 것이라는 강한 믿음이 있었다. 실제로도 그가 지금까지 한 일이라고는 조금 멀찍이 오토바이를 세우고 그 위에 앉아 아침 일과를 수행하는 신부를 주시하다가 아침 미사가 시작할 때 쯤 홀연히 사라지는 것이 전부였다. 성당에 발을 들이기가 아직은 껄끄러운 길 잃은 주님의 양이 아닐까, 생각하던 신부는 딱 한 번 그에게 다가가 본 적이 있었다. 그가 아침 미사가 시작되기 전에 떠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화분에 물을 주고는 결심한 얼굴로 그 사람의 이름이나 물어볼 겸 다가갔으나, 퍼뜩 놀란 모양새를 한 그가 아주 빠르게 바이크를 돌려 빠른 속도로 - 정말 빨랐다 - 사라지는 것을 본 이후로는 그 사람이 먼저 다가올 때 까지 기다리기로 마음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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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스의 기일에 너무 집중한 나머지 경계를 소홀히 한 과거의 자신을 탓하며, 매버릭은 허벅지부터 퍼지는 통증에 이를 갈고 가와사키 아래로 빠르게 지나쳐가는 새벽녘 텅 빈 도로에 집중했다. 성당을 찾아갈 때 처럼 소도시의 뒷골목을 빠져나가며 추격을 따돌린 매버릭은 몸이 가는대로 정신없이 바이크를 몰았다. 격납고 뿐만 아니라 개인적으로 마련한 안전 가옥 근처에도 조직원들이 붙어있는 것을 본 매버릭은 남아있는 집중력을 발휘해 계획을 세우며 목적지 없는 운전을 이어갔다. 우선 거리를 벌리고 그들이 제 뒤를 잡기 전에 해결책을... 문득 든 기시감에 매버릭은 순간 익숙한 주변 건물들을 알아차리고 속으로 욕을 뱉었다. 여기가 어디라고 온 거야, 매버릭.
생각보다 자상이 깊은지 셔츠를 찢어 청바지 위로 대충 지혈한 허벅지의 상처에서는 그 위로 묶인 셔츠를 전부 적시고 나서도 피가 솟았다. 조직원들이 여기까지 쫓아오기 전에 다른 곳으로 가야만... 바이크를 돌리기 위해 속도를 줄이고 핸들을 돌리던 매버릭은 출혈의 여파로 순간 정신이 끊긴 후 바닥을 구르고 있는 자신과 멀지 않은 곳에 나동그라진 가와사키를 목격한다. 바닥에 머리를 부딪힌 듯 이명이 퍼지는 머릿속이 멍멍했다. 젠장, 이를 악물고 일어나려 애를 써보지만 야속하게도 피가 빠진 근육은 움직일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평생을 바친 조직에 버림받고 이렇게 어이없이 가는 건가. 가빠오는 숨을 진정시키려 눈을 감고 심호흡을 해본다.
작전을 마치고 맥주를 한입 하며 호탕하게 웃던 구스가 떠오르다가, 결혼식에서 행복해 하던 구스와 캐롤의 모습이 머릿속을 맴돈다. 의식은 마침내 매버릭이 사랑해 마지않는 그들의 아들을 수면 위로 띄워준다. 브래들리 브래드쇼. 온 몸을 뒤덮는 고통에도 미소가 비집어 나온다. 천사 같은 브래들리의 인생에서 부모를 빼앗아 가고도 부끄러운 줄 모르고 주위를 배회하는 악마 같은 인간이 사라지면 너도 평생 안전하겠지. 아이를 닮아 성스러운 곳에서 사랑을 받으며 행복하게 살아가길.
언젠가 아침 일찍 찾아온 성도를 맞이하며 따스하게 웃어주던 인자한 신부님의 모습을 머릿속에 가득 담는다. 살짝 뜨여진 눈꺼풀 사이로 새벽빛을 받기 시작한 성당의 스테인드글라스가 흐릿해지는 시야에 반짝이며 들어온다. 속죄하기 위해 지옥으로 간다면, 마지막 욕심을 부려 가기 전에 아이를 한 번 더 볼 수 있기를... 미안해, 브래들리, 전부 다. 흐릿한 시야를 가득 채우며 나타난 브래들리를 보고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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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 근처도 안 가본 사람이라.. 진짜 고증 전무라서 머쓱한데 틀린점...고칠점 언제나 환영이에요...
발행할까말까 진짜 많이 고민했는데 뽕찬김에... 돈띵저두 해봅니다... 아마 두어편이면 끝날듯... 읽어주셔서 감사...